이번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 중에 '철인'으로 불리는 여성이 있습니다.
바로 여자 사이클 도로독주에서 10위를 차지한 이도연 선수인데요.
올해 나이 50살이지만, 그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보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죽도록 달렸다! 쉰 살의 나이에 비 오는 도로를 달려 금메달보다 값진 성취를 안겨준 철의 여인, 이도연 선수를 만났습니다.
이도연은 이번 도로독주 경기에서 막판까지 힘차게 손 페달을 돌리며 10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정말로 이번에는 뭔가 꼭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거든요. 성적으로 봤을 때는 정말 못 했다는 생각도 하지만 훈련했을 때보다 100% 이상으로 시합에 임했고 게임을 마쳤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큰 미련 없고…."
19살의 나이에 불의의 낙상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왔지만, 이도연의 도전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제가 다치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거든요. 살면서 무의미한 삶은 살기 싫다.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고 싶다. 그래서 도전하게 된 거예요."
이도연에겐 세 딸과 부모님이 든든한 지원군인데, 이번 패럴림픽 때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달리면서 무슨 생각하냐, 딸이 소중하니까 딸 생각하냐. 정말 소중하고 평상시 생각해요. 달릴 땐 생각 안 해요. 왜요? 난 빨리 달려야 한다. 그런데 이번 게임에서는 아버지를 많이 외치면서 달렸어요."
국제무대에 나서기까지는 차별적인 시선부터 열악한 훈련 환경까지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도 많았습니다.
"핸드사이클 쪽은 실업팀이 전혀 없어요. 합숙훈련할 때만 지도자 보호 하에 훈련할 수 있는 거 거든요."
경기 준비로 오랜기간 집을 떠나있던 만큼, 전국체전 준비 전까지는 그리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더 늦기 전에 한 번 정도는 딸들 셋 모인 상태에서 엄마 노릇 좀 하고 싶어요. 딸들아 미안해 엄마가 꼭 집 밥 한번 해줄게 정말 미안하다!"
아직 도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다짐하는 이도연 선수.
그녀의 무한한 도전을 응원합니다.
MBN 뉴스피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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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양희승 VJ
그래픽: 김근중
영상제공: 대한장애인체육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