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피해자가 자신에게 느꼈을 불편한 감정이 공감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실신 직전까지 눈물을 보였던 유족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6일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의 4번째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김태현은 범행 전후 과정과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등을 묻는 검찰 신문에서 "같은 공간에 있던 피해자가 느낀 불편함에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 김태현은 피해자 중 큰딸을 비롯한 지인 2명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던 도중 화를 내며 술병을 깼습니다. 이 일로 피해자는 김태현에게 '더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밝혔고 이후 두 사람 사이 교류가 끊겼습니다. 하지만 김태현은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했고,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알아내는 등 스토킹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태현은 "피해자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며 "피해자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범행 장소를 집으로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또 김태현은 자신의 범행이 "우발적인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덧붙여 "제 손에는 흉기가 들려져 있었고, 흉기로 먼저 제압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들어갔을 때 오로지 위협해서 제압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지 죽여야겠다는 생각 못 해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김태현이 급소 부위를 정확하게 공격한 것은 우발적인 살인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호 관찰소 조사 결과 재범 위험성이 13점으로 높은 수준이며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며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사망한 어머니의 언니 A씨는 "큰 조카는 활달하고 잘 웃는 성격으로, 사람들과 싸우는 일이 없었다"며 "그런데 태현은 조카의 그런 행동이 자신에게 특별하게 대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친절한 모습을 보고 배신감을 느끼고 죽이려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람이 죽는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걸 볼 때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고, 죄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는 파렴치한 인간이 반성문을 쓰고 하는 걸 봤을 때 세상에 다시 나오면 재범, 삼범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씨는 재판부를 향해 "그 일을 겪고 일하면서 칼을 사용할 때마다 몸서리가 쳐
A씨는 실신 직전까지 눈물을 흘렸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