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연산군은 채홍사라는 관리를 파견해 전국에서 외모와 가무가 뛰어난 여성들을 뽑고, 이들을 '흥청'이라고 부릅니다.
연산군이 중종반정으로 쫓겨나자, 백성들은 임금이 '흥청'들과 놀아나다 망했다는 뜻에서 '흥청망청'이란 말을 쓰기 시작하지요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9년 고용보험을 인상한데 이어 2년 9개월 만인 내년 7월부터 또 보험료율을 1.6%에서 1.8%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까지 10조 원의 적립금이 쌓여있을 정도로 고용보험은 탄탄했었는데, 이번 정부 출범 이듬해부터 적자가 나기 시작하더니 그 규모가 매년 눈덩이처럼 커졌고, 현 추세대로라면 2023년에는 기금이 완전히 고갈돼 버린다고 합니다.
당연히 도대체 얼마나 흥청망청 쓴 거냐는 비난이 일 수밖에요. 정부는 고용보험 지출이 늘어난 탓이라고 하지만 단기 일자리를 늘려 실업급여 수급자를 늘리고, 급격한 실업급여 인상으로 실업급여 월 하한액이 최저임금 보다 높아지는 황당한 일이 생길 정도로 기금 운용이 방만했던 건 아닐까요.
게다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낫다는 심리로 부정수급자마저 늘고 있으니, 고용유지 지원금은 줄줄 샐 수밖에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실업급여만 노리는 얌체 구직자를 양산한다.'라는 격앙된 반응도 나옵니다. 실업급여 요건인 이력서만 내고 면접에는 나타나지 않는 얌체족이 판을 치고 있거든요.
정부가 실업급여를 퍼주다 재정이 파탄 난 건데, 실업급여를 줄이는 게 아니라 고용보험료를 인상하는 게 말이 되냐 이겁니다.
미국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했습니다.
고용보험료는 국민에게는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이나 마찬가진데, 정부는 이를 마음대로 써도 되는 공돈이나 쌈짓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가 내놓은 화려한 공약을 보면, 고용보험 기금 고갈과 증세 부메랑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고용보험 부정수급 판치는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