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연세대 음악대학 피아노과 정시 1차 지정곡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학교측은 진상 조사위를 꾸려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음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음대입시닷컴' 등에는 '연세대 곡 유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된 글에는 지난 8월 31일 서울 소재 한 음대 입시 준비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익명의 단체 대화방에서 A씨가 뜬끔없이 "연세대 (시험)치실거냐. 1차곡 하나만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참여자가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묻자 A씨는 "인맥빨"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참여자가 "실기곡이 뭐냐"고 재차 물었고 A씨는 "프란츠 리스트인 것만 말씀드린다. 첫마디부터 32분 음표로 시작하는 곡이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A씨는 "초절기교 에튀드(리스트가 작곡한 12개의 피아노 연습곡)냐"는 질문에는 "초절기교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화방에 있던 이들은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다음날 1일 연세대가 A씨의 주장과 동일한 리스트의 곡을 1차 입시 곡으로 내놓으면서 의혹이 커졌다. 곡명은 'Grandes etudes de Paganini, S.141 No. 4'로, 실제로 32분음표로 시작한다.
의혹을 제기한 글 작성자는 "연세대 입시 요강을 보니 정말로 지난달 31일 익명의 단체 채팅방에서 어떤 분이 가르쳐준 리스트 32분음표로 시작하는,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곡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해당 곡이 1994년 이후 대입 실기곡으로 선정된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A씨가 곡의 구체적인 요소들까지 정확히 예상했다는 점에서 비리 논란은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결국 연세대는 하루 만에 피아노과 입학 실기곡을 모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음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A씨는 '음대입시닷컴' 관리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제가 단톡방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며 "그냥 장난으로 리스트 정도면 연대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내뱉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음대 준비생으로서 너무 허탈하다" "차라리, 단순한 해프닝이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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