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동원 피해자들, 미쓰비시 국내채권 압류신청 취하

↑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최종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금 확보를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채권을 압류해달라"며 법원에 낸 압류신청을 취하했다.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이라는 회사 이름을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축약해 올린 LS엠트론의 공시로 인해 채권 소유자를 오인했기 때문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4명의 가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해마루는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압류해제 및 추심포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채권에 걸어야 할 압류신청을 자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의 채권을 상대로 냈다는 이유에서다.
LS엠트론은 앞서 사업보고서에 LS엠트론 트랙터 원재료 조달처로 미쓰비시중공업을 명시했지만, 실제 조달처는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이었다. 회사 측은 "통상적으로 회사 이름이 길면 축약해 올리는 게 관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축약된 사명으로 기재된 공시를 보고 미쓰비시중공업이 LS엠트론에 대해 가지는 물품대금을 압류 해달라는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8억5000만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내렸다.
이후 LS 엠트론 측은 "우리가 거래해 온 기업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니라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이라며 "미쓰비시중공업과는 거래 내역이 없어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진술서면을 법원에 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LS엠트론 측이 제출한 제3채무자 진술서 및 그에 첨부된 증빙자료를 확인한 결과 LS엠트론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LS엠트론은 다수 언론 인터뷰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을 매입처로 LS그룹이 공시한 것은 오기'라고 인정했으며, 최근 이를 정정하는 공시까지 낸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