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딸 유기치사 혐의' 부모 무죄…"증거 부족"

생후 2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친부 김 모씨(44), 친 모 조 모씨(42)의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과 관련된 관계자들의 진술이 믿기 어려워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합리적 의심이 불가할 정도로 증명이 안됐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들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특히 이 사건 핵심 관계자이자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씨가 진술한 딸 사망 후 시신 처리 및 보관 방법, 신고 경위 등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봤다.
앞서 피고인들은 지난 2010년 10월 딸을 낳고도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두 달 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남편의 괴롭힘으로 따로 살게 된 조씨가 지난 2017년 3월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당시 피고인들은 수사를 받은 후 재판에 넘겨졌지만 김씨가 선고기일에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선고가 미뤄졌다.
이후 1년 이상 행방이 묘연했던 김씨는 지난 5월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