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3명을 위해 맥주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여기 앉아 '이제 막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왔다.'라고 말한다면, 제가 술을 한 잔씩 사줬을 겁니다.'
13개의 맥주잔이 나란히 올려진 이 테이블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13명의 미군을 위한 자립니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로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는 거죠.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전사자의 관이 다 옮겨질 때까지 50분간 선 채로 예우를 표했습니다.
'미국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잊지도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을 끝까지 찾아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전사자와 참전 용사들에게 최고의 예를 갖추는 것은 오랜 전통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새벽 4시에도 전사자의 유해를 직접 맞았었죠.
이런 각별한 예우는 장병들에게 국가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 시켜 국가 부름이 있으면 기꺼이 달려가 용감하게 싸우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우리도 전사자 유해 발굴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 같이 많은 세월이 흐른 후 기리는 행사가 종종 있긴 하지만, 천안함 전사자와 생존 장병들에 대해 일부에서 '패잔병'이란 식으로 비난하는 것과는 너무 비교되죠.
2002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이, 당시 군인연금법에 '전사' 항목이 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자'로 처리됐던 건 어떻고요. '전사자'로 보상 절차는 16년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아테네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전사자 추도 연설에서 '아테네가 산 자와 죽은 자의 모든 후손에게 보상할 것'이라며 희생엔 보답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사자와 참전 용사에 대한 예우가 소홀하다면, 누가 나라를 지킨다고 나서겠습니까. 이들에 대한 예우를 정성껏 그리고 균형 있게 해야 우리 사회에서도 '존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영웅 예우하는 미국을 보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