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은 조심하고 봐야'…사람 문 맹견 주인 무죄

맹견에 물렸더라도 평소 사나운 습성을 알고 있고, 실수의 의한 사고라면 개 주인은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김정철 부장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기르던 진돗개(잡종)가 평소 알고 지내던 B씨(70대)를 물어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밭에서 B씨와 같이 농사를 지으면서 알고 지냈다. A씨는 "개가 사냥을 잘 한다"는 말은 듣고 진돗개를 받아와 개가 밭에 접근하는 야생동물을 쫓아내도록 했다. B씨도 A씨와 번갈아 가며 개에 먹이를 줬다.
사고 당시 A씨는 헐거워진 개 목줄을 다시 묶기 위해 목줄 고리를 가지러 가면서 B씨에게 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A씨가 자리를 뜬 사이 B씨는 개 옆에 앉아 개를 쓰다듬자 개가 갑자기 팔을 물어 다쳤다.
검찰은 개가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등 사나운 데다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개 주인이 충분한 주의를 주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개의 사나운 습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피해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개에 물린 것은 개에게 접근한 그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다 피해자가 개의 사나운 습성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부주의하게 개를 만지는 등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