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60대 할머니 담배셔틀·조롱 사건에 "절망했다"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없다" 탄식
가해 학생들 경찰 조사에서 "장난이었다" 진술

허지웅이 자신의 SNS에 '60대 할머니 담배셔틀' 사건과 관련해 "절망했다"는 심정의 글을 남겼습니다.

어제(31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를 언급하며 최근 사회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10대 학생들의 60대 할머니 폭행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최근 한 무리의 남녀 학생들이 거리의 60대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할머니가 거부하자 주변 위안부 소녀상 앞의 국화꽃으로 할머니를 때리며 조롱하고 촬영하는 일이 있었다"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장난이었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화꽃과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체념 때문에, 저는 절망했다"라고 말한 허지웅은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예측해본 일도 없다"며 탄식했습니다.

그는 "여러분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영문도 모르겠고 해법도 모르겠다"며 피해 할머니가 학생들이 처벌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인내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렇게 감싸안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도리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한없이 무력하게만 느껴지는 내가 참 싫은, 그런 아침이다"라고 말하면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서 지난 25일 여주시 홍문동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60대 할머니를 위안부 소녀상 추모 꽃 등으로 때리고, 욕설을 하며 수레를 발로 차는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사회를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한 남학생이 할머니에게 “담배 사줄거야, 안 사줄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며 '담배 셔틀' 역할을 강요했고, 할머니가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어깨에 손을 올리며 희롱하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할머니의 수레를 발로 차 6차선 도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할머니를 향해 여학생은 "죽으면 안돼"라며 조롱했습니다.

현재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에 붙잡힌 학생들은 이 모든 것이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 남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입장문을 내 학생을 대신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학생들의 신상공개와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온 상태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