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와 요구사항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실무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노조 측이 예고한 총파업 투쟁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복지부는 전날(30일) 오후 3시부터 오늘(31일) 새벽 5시까지 총 14시간 동안 12차 노정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1년 8개월을 거치면서 보건의료노동자의 피로도와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고 호소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측이 요구하는 8가지 사항은 ▲감염병 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의 법제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 간호사 지원제도 전면 확대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에 대한 생명안전수당 지급 제도화 ▲공공병원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 인력 확충 입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노조가 요구한 사안 가운데 일부가 노동계와의 협의만으로는 결정하기 어렵다며 기획재정부 및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의, 법령 개정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통해 "일정 부분 이견을 좁혔으나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인력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등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이어 "보건의료노조의 고민과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입장도 다시 한번 이해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지금은 보건의료인-정부 모두 코로나19 4차 유행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진료대책에 따라, 응급센터 등 24시간 비상진료체계 유지, 병원급 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확대, 파업 미참여 공공병원 비상진료 참여 등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권 장관은 "보건의료인력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면서도 "공공병원의 신설·확충은 각 지자체들의 의지가 필요하고 상당한 재정이 수반되는 사업이니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도 했습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파업은 며칠 간의 ‘의료대란’ 이 문제가 아니라 23만 임상간호사들의 ‘엑소더스(대탈출)’ 와 의료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위드 코로나’전환도, K 방역도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장관의 담화문에 대해서는 "협상을 진행한 지난 3개월간 ‘중장기 과제들이라 긴 호흡으로 논의하자’는 말을 되풀이한 것 말고 우리 외의 다른 이해당사자와 어떤 추가적인 논의들을 진전시켜 왔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지적하며 "당장 현장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노동자들을 위해 이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과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는지도 답을 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나 위원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인력 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는 지난 1년 8개월 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어떻게 이런 기준조차 없냐고 많은 국민들이 오히려 정부에 반문하고 있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복지부 장관이 우선 결단하고 복지부 장관의 권한 밖의 문제라면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로나방역 사령탑인 김부겸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며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이 목적이 아니며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9월 2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