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엄별 내려달라" 호소
동갑내기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하고 조롱한 20대 가해자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수사과정에서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충격적인 범행이 공개되었습니다.
지난 19일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안 석 부장판사)는 상해치사와 강제추행 혐의등으로 구속기소 된 최모(24)씨에게 징역 10년과 8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15년, 아동 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제한 2년을 선고한 바 있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A씨의 피해자 폭행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된 친구 3명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4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160시간 사회봉사를 각각 선고하고 또 다른 친구 1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친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가학적 즐거움만을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며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해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8월 2일 새벽 최모(24)씨는 초·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고, 같은 해 11월 15일 새벽 승용차 뒷좌석에서 자던 A씨를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골프채로 엉덩이와 다리 부위 등을 20회가량 마구 때렸습니다.
그러나 최씨의 폭행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으며, A씨의 죽음을 가져오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2시 17분께 최씨는 속초시 한 피시방 앞에서 또다시 골프채를 들어 A씨의 팔, 다리를 여러 차례 때렸을 뿐만 아니라 바닥에 넘어진 A씨가 일어나려 하자 발로 가슴을 걷어찼습니다.
하지만 최씨는 A씨 집으로 자리를 옮겨 그곳 마당에서 김모(24), 조모(24)씨와 술을 마시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 때리고 발길질을 했습니다.
일어나려는 A씨를 다시 걷어차 넘어뜨리고, 배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마구 때리고, 신고 있던 슬리퍼로 얼굴을 때리는 등 최씨의 폭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A씨의 하의와 속옷을 벗긴 뒤에 자신의 성기를 꺼내어 A씨의 얼굴에 소변을 누는 듯한 행동을 하며 조롱하는 변태적인 행위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함께 있던 김씨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골프채를 건넸고, 조씨 역시 앞서 A씨가 폭행을 피하지 못하도록 붙잡는 등 오히려 최씨의 폭행을 돕는 행위에 가담했습니다.
검찰의 추가 수사 결과 가해자는 세 사람 외에도 두 명이나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백모(24)씨와 유모(24)씨는 지난해 8월 12일 최씨와 함께 A씨가 가위바위보에서 졌다는 이유로 가로등을 붙잡고 서 있게 한 뒤 야구방망이로 번갈아 가며 때렸고 술에 취해 잠든 A씨의 바지를 벗겨 전신을 촬영하고 이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A씨가 숨진 뒤 반성은 하지 않고 오히려 범행을 축소·은폐하려 했지만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모든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상해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은 뒤늦게 반성의 기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범인 최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113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태도에 유족은 "소름이 끼치고 가증스럽기까지 하다"며 엄벌을 탄원했고, A씨의 누나는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죗값을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장과 함께 유족이 모아온 2천 쪽 분량의 탄원서 906부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최씨도 항소하며 결국 사건은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