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송대행 플랫폼 업체 라이더.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매경DB] |
27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교차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 A씨(40대)가 23t 화물차에 치여 현장에서 숨졌다. 화물차 운전자 B씨(60대)는 정차 당시 앞으로 끼어든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배달앱 소속 생계형 라이더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근 CCTV를 확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승용차와 배달 오토바이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오후 8시44분께 남구 주월동 대광여고 인근 사거리에서는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A군(18)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쪽 운전자 중 한쪽이 신호위반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륜차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가해 사고건수는 2만1258건으로 2018년(1만7611건)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 65명 중 24명(37%)이 배달 종사자였다. 한 배달업 관계자는 "라이더들은 사고가 바로 생계로 직결된다"며 "타 산업보다 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배달 라이더. [사진 출처=연합뉴스] |
소비자와 배달 종사자 사이에서는 추모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김모(34)씨는 "회사 동료들이 사고 현장을 지켜봤다"며 "주문자 입장에서도 내가 먹을 음식을 배달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충격이 클 것. 조금 늦더라도 안전하게 배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라이더는 "오전 11시~1시 강남은 그야말로 배달 전쟁"이라며 "안전주행은 당연하고,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배달앱 운영 방식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배달앱은 속도경쟁 중이다. 쿠팡이츠가 한 건당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에 나서자 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one)'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주문한 음식을 20~30분 내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여러 주문을 묶어가는 '묶음 배달'보다 줄어든 건수를 채우기 위해 더 빨리, 더 많이 배달에 나서야한다.
안전교육 강화 필요성도 나온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는 각 지역 사업장에 안전 운전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도 라이더를 대상으로 한 안전운전 캠페인 '민트라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캠페인 중에는 안전모 착용에 대한 인식 전환과 안전운전 서약 등의 활동을 한다. 자제도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노동권익과를 신설하고 도내 배달 라이더와 퀵서비스 노동자 2000명에게 안전교육, 산재보험료 지원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민주노총 배달서비스지부(배달노조)는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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