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측 "충분한 설명을 덧붙였다"
↑ 사진 = MBC '심야괴담회' 캡처 |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가 연달아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씨랜드 화재 사건과 관련해서는 유족 측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씨랜드 화재 사건이 전파를 탄 건 지난 19일이었습니다. '심야괴담회'에서는 지난 1999년 씨랜드 화재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건물 보존 임무를 맡은 의경이 의문의 소리를 들었다는 내용을 내보냈습니다.
또 해당 의문의 소리를 사망한 아이들의 소리로 추정한 내용, 당시 참사 현장 보존 임무를 맡았던 제보자가 자신의 아이들과 참사 현장을 찾는 모습 등이 방영됐습니다.
씨랜드 화재 사건은 청소년 수련 시설 '씨랜드'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유치원생 19명과 인솔 강사 4명 등 23명이 사망한 참사입니다.
'심야괴담회'가 실제 사건을 다룬 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2일에는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옆집에 살던 여성의 사연, 어제(26일)는 지난 1990년 일가족이 칼에 찔린 채 주검으로 발견된 서울 송파구 세 모자 피살 사건에 대해 다뤘습니다. 실제 사건이 3주째 전파를 탄 겁니다.
↑ 심야괴담회 포스터 / 사진 = MBC 제공 |
이후 '심야괴담회' 시청자의견 게시판에는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한 누리꾼은 "취지는 좋으나 애초 컨셉과 거리가 멀고 중간 중간 불필요한 이야기로 나중에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 누리꾼이 지적한 '불필요한 이야기'는 무당이 나와 "이 동네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기질 않는다. 그 혼을 달래주지 않으면 사달이 날 것이다"라고 말하는 재연 장면입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출처가 불분명한 괴담을 재미 삼아 보는 프로그램에서 실화 범죄를 다룬다면, 이야기 거리로 전락한 피해자의 죽음과 고통에 유족들이 괴로워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유족들의 허락을 받고 방영하는 건가", "실제 사건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등 시청자들의 주된 반응은 비판이었습니다.
특히 고석 씨랜드 참사 유가족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 자료 요청에 응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며 "19명의 아이들이 참변을 당한 만큼 이 참사가 방송 소재로 사용된 점은 유가족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힌 것이 알려지자 "당장 씨랜드 피해자님께서 불편하다고 기사를 냈다. 이렇게 흥미거리로 재연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누리꾼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고석 대표는 "당시 현장을 지키던 분의 제보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 내용 중에 과장된 것이 많다"며 "그 주변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이들을 위한 굿을 해주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심야괴담회' 측은 "해당 방송은 씨랜드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한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며 "씨랜드 참사를 괴담으로 소비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설명을 덧붙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