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폭행해 사망…체대 출신 30대 6년 만에 법정구속

먼저 피해자와 시비 벌인 친구는 폭행 혐의만 인정

호프집에서 시비를 벌이다가 취객을 폭행해 숨지게 한 체육대학 출신인 30대 남성이 사건 발생 6년 만에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의 친구는 폭행 혐의만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7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37세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친구 37세 B씨에게는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2015년 4월 19일 오전 1시 11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호프집 앞에서 C(사망 당시 54세)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C씨가 술에 취해 호프집 안에서 행패를 부리자 밖으로 끌어낸 뒤 가슴을 세게 밀어 넘어트렸고 보도블록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C씨는 사건 발생 보름 뒤 뇌출혈 등으로 인한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B씨는 A씨의 폭행이 일어나기 1시간 전 C씨가 시비를 걸자 멱살을 잡고서 다리를 세게 걷어찼습니다.

C씨는 B씨로부터 먼저 폭행을 당한 뒤 집에 돌아갔지만 다시 호프집에 찾아갔다 A씨로부터 재차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체대에 재학 중이던 A씨는 2018년 4월 재판에 넘겨졌으나 수사가 길어진 탓에 재판도 길어지면서 사건 발생 후 1심 선고까지 6년이 걸렸습니다.

검찰은 A씨뿐 아니라 1시간 전에 발생한 B씨의 폭행도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B씨의 첫 번째 폭행으로 피해자 머리에 손상이 발생했어도 정도가 경미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A씨의 폭행 당시에는 큰 소리가 났다"며 "넘어진 충격에 의해 발생한 외상성 뇌출혈이 주요 사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는 술에 취한 피해자의 상태를 알고도 세게 밀어 넘어트렸다"며 "그는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는 다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