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된 강아지 목에 2kg 쇠 망치 매단 주인…그 이유가

A씨 "강아지 운동시키기 위해"
케어 "70kg 남성 목에 9.28kg 매단 것과 같아"

↑ 목에 쇠 망치가 달린 강아지 /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 목에 약 2kg 가량의 쇠 망치(해머)를 매달아 재판에 넘겨진 주인에 대해 동물권단체에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오늘(26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지난 23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렸습니다.

A씨는 3~4개월 된 강아지 목에 무게 2kg 가량의 쇠 망치를 매단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해당 혐의에 대해 100만 원의 약식 기소를 받았지만 A씨가 불복해 정식 재판이 청구했습니다. 재판은 오는 9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결심 공판이 있던 23일 케어 측은 법원을 찾아 "작은 강아지 목에 해머를 달았다면 그것은 사람의 목에 도끼 추를 단 것과 같다"며 "학대자를 엄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케어 측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A씨가 재판에서 펼친 주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나는 개를 억수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개를 운동시키기 위해 무게감이 있는 쇠뭉치를 달았다. 목줄은 길었다. 무려 40미터가 넘었다.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었으니 학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어 '개는 지금 어디 있나'고 묻는 검찰의 질문에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개라 누군가 몰래 데려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케어 측에 따르면 A씨는 강아지가 사라진 당시 자신이 아는 곳으로 데려갔다는 반복된 주장을 펼쳐왔는데, 이와 매우 다른 답을 법정에서 한 겁니다.

↑ 목에 쇠 망치가 달린 강아지 /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케어 측은 학대자에 대한 엄벌이 이뤄져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케어 측은 "해머는 작은 망치가 아니다. 매우 큰 쇠뭉치다. 학대자의 주장대로 7~8kg 개의 목에 2kg 정도를 매달았다면 70kg 성인 남성의 목에 9.28kg을 단 것과 같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근력은 근육의 단면적에 비례한다는 과학적 계산 방식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으며 이를 다시 탄원서로 제출하고자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약 10kg의 무게를 목걸이로 달고 다니거나 근력 운동을 위해 도끼를 목에 매달고 다니지는 않지 않냐"며 "3-4개월 강아지였으니 5살 정도의 어린 아동의 목에 힘을 기르게 한다며 아령을 달아 놓는 학대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케어 측은 피해 강아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는데, 영상에서 강아지는 목에 쇠 망치를 단 채 뒤뚱뒤뚱 걷고 있습니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에 대한 내용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습니다.

'해머를 목에 달고 살다가 결국 사라진 검둥이, 학대자 처벌 강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고통만 받다 사라진 검둥이를 위해 학대자게 더 강한 처벌을, 실형이 선고되도록 서명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