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예상 생존기간 넘겼다면 추가 치료비 3년 내 청구해야"

↑ 대법원 전경 [사진 출처=연합뉴스]

불법행위로 사고를 당한 피해자에 대해 예상 생존기간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는데, 이 기간을 넘어 피해자가 생존했다면 당초 계산된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 피해자 A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소송에서 예측된 생명이 남아있는 기간(여명기간)을 지나서 A씨가 생존했다면 새로 발생할 손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이 기간이 지난 시점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감정 등을 거쳐 예측된 여명기간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이 이뤄진 다음 피해자가 예측된 기간을 지나 생존해 추가 생존했다면 새로운 여명기간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며 "법원에서 손해배상을 일시금 지급방식으로 정하는 데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2002년 4월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됐고, 앞으로 약 5년 생존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보험사는 3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A씨가 생명을 유지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A씨의 부인은 새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손해배상을 청구한 2012년 7월 기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3년간의 치료비 2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