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부 학폭 "동생에게 활 쏜 살인미수범 활 잡을 권리 없다"

양궁부 후배 세워놓고 활시위 당긴 선배

↑ 양궁부 선배 화살에 맞아 상처가 발생한 B군의 등 / 사진=KBS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선배가 쏜 화살에 후배가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자 후배의 친형이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신을 최근에 일어난 양궁부 학굑폭력사건 피해자 친형이라고 밝힌 A씨는 20일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을 통해 "제 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양궁을 해오던 양궁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운을 뗐습니다.

A씨는 이어 "하지만 동생이 4, 5학년으로 올라올 때쯤 주변의 선배에게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며 "제 동생은 이 일이 일어나기 전에도 또 한 번의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때도 역시 언론화를 시키지는 않았지만, 가해자를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예천의 양궁부가 있는 학교가 딱 한군데라 중학교에 가서도 만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우연히 동생의 등 쪽을 보게 되었는데 큰 상처가 생겨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등에 상처가 뭐냐 물어보니 눈치를 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며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지났을 때쯤 양궁부 선배가 자신에게 활을 쐈다고 저에게 말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말 황당하고 믿기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A씨는 "부모님이 처음엔 사과한다면 합의를 해볼 상황이었지만 상대편 부모님들이 적반하장으로 나와 부모님께서 화가 잔뜩 나 언론에 제보한 상황이었다"며 "동생한테 들었을 때는 만약 일을 크게 만들면 양궁부가 해체된다는 명분으로 합의를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지금 와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써본다"며 "대한양궁협회 분들 꼭 가해자 학생은 절대 다시는 활을 잡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활로 제 동생을 쏜 살인 미수범에게는 다시 활을 잡을 권리가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서 예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쯤 양궁부 교내 훈련 도중 주장 선수인 3학년 B군이 쏜 연습용 화살이 1학년 후배 C군의 등 부위를 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B군은 C군을 겨냥해 3∼4ｍ 거리에서 다소 느슨하게 활시위를 당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살은 C군의 옷을 뚫었고, 등에는 움푹 파인 상처가 났습니다.

C군은 일주일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정신적 고통도 호소했습니다. C군 측은 수년 전부터 머리를 때리고 따돌림 등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학교 측은 해당 사건을 무마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학교 측은 C군 부모에게 “올림픽으로 양궁이 축제 분위기인데 이번 사건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며 합의서와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사건 직후 이틀 동안 B군과 C군을 같이 훈련 받게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소극적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가해학생, 피해학생 측 양쪽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수사가 마무리되면 가해학생을 상해 등의 혐의로 처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경북교육청은 오는 27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