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신여자대학교 전경. [매경DB] |
이에 따라 해당 52개 대학은 향후 3년간 연평균 40여억원의 재정지원이 끊길 뿐 아니라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정부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수도권 대학 학생들일수록 박탈감이 컸다. 이들 학교 커뮤니티에선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허탈하다" "이런 취급 받으려 공부했나"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지원 대상에서 탈학한 대학 중 상위권인 성신여대와 인하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조 섞인 한탄이 터져나오고 있다.
20일 성신여대 학생들의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학교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허탈감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성신여대 한 학생은 "여러 번 수능 끝에 미끄러져 왔지만 애교심을 느끼고 학교 다녔지만 하루 아침에 부실대학이 낙인 찍혔다"며 "그래도 인서울권 대학이라 열심히 살면 보상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온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수도권 할당제가 있어서 우리학교가 선정된 거라면 헌법소원 행정소송이라도 하고싶다"며 "진짜 부실하거나 비리있는 대학이 기준아닌가"라며 "설령 지원구분이 필요성이 있다쳐도 일괄적으로 3년간 지원 배려는 너무 가혹하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평가에는 '지역할당제'가 처음 도입됐다. 전국 대학 전체를 한꺼번에 평가하지 않고 5개 권역으로 나눠 재정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2015년과 2018년 지방대와 전문대가 낮은 점수를 받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일자 개편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수도권 대학 역차별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비대위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성신여대 구성원 모두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며 "교육과정 및 정성평가 영역에 대한 명확한 평가 근거 제시와 재평가 등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신여대 구성원은 고등교육 기관의 일원으로서 지금까지 키워온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정부 지원 평가에서 탈락한 인하대에서도 반발이 심했다. 이날 인하대학 홈페이지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실대학으로 보는 건 곤란하다" "학교는 다녀보지도 못하고 부실대학 학생 됐다" "정량지표 만점인데 정성평가에서 하위로 추락한 것은 교직원들의 무능" "개교 67년 만에 부실대학 꼬리표를 받았다" 등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와 대학 측의 대책을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인하대를 대상으로 한 낙인찍기'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20일 오후 5시 기준 1만명가량이 동의했다.
인하대생들은 이 밖에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국민신문고, 인천시청 청원 등 각종 게시판과 민원코너에도 진단결과 과정에 따른 정보공개를 신청하고 재진단을 위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 인하대 전경. [매경DB] |
탈락한 대학들은 충격에 빠졌다. 등록금 수입을 빼면 이렇다 할 재정 수입원이 없는 국내 대부분 대학의 특성상 국책사업 수주는 재정 운용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더 큰 후폭풍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모교에 대한 자존심 상처와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다. 예비 신입생들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충원에 더 악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재정지원 탈락 대학에는 인하대 성신여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도 포함돼 충격이 더 크다.
현재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은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 이의신청을 결정한 상태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18일 담화문을 통해 "이번의 부정적 평가 결과는 지금까지 지속해왔던 우리의 노력과 객관적 성과에 비춰 볼 때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평가의 불합리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우리 교육의 우수성을 담아 강력하게 이의 제기를 하겠다"고 했다.
성신여대도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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