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장모는 안 뽑았다”…부인 딸 뽑은 선발대회 심사위원의 답변

↑ [사진=2021 전통시장 홍보모델 선발대회 포스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주최하는 '2021 전통시장 홍보모델 선발대회'에서 심사위원의 부인과 딸이 본선에 오른 일이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대회를 주관한 사단법인 한국광고모델에이전시협회에서는 기존 심사위원을 모두 새로 뽑고 예선부터 대회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통시장 홍보모델 선발대회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전통시장 홍보광고에 출연할 모델을 뽑는 대회다.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소상공인방송정보원이 주최하고, 합격한 모델들은 1년간 활동이 보장된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지난 10일 공개된 대회의 본선 진출자 명단에는 A심사위원의 부인과 딸이 이름을 올렸다. A심사위원은 대회 주관사인 협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A심사위원의 딸은 아동 부문 예선 후보 12명 중 3명에 들었고, 부인은 중년 부문 16명 중 5명에 들어 예선을 통과했다. 아동 부문은 이미 본선 합격자가 3명뿐이라 3위까지 수상이 확정된 상태였다. 대회에는 A심사위원의 아들과 장모도 참가했지만 각각 서류심사와 예선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위원의 부인과 딸이 본선에 오르자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4일 "2021 전통시장 홍보모델 선발 대회의 불공정 심사를 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공정성에 위배되고 다른 참가자들의 기회의 평등을 박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지난 17일 대회 홈페이지의 본선 합격자 명단에서는 A심사위원의 부인과 딸 이름이 삭제됐다. 주관사인 협회 관계자는 "심사위원의 가족이 참가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심사위원을 전면 교체하고 대회 예선부터 다시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선에 떨어진 후보 중 차점자를 올리거나, 다른 심사위원은 유지시키는 방안 등은 선발대회의 신뢰도를 담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관계자는 "곧바로 대회 참가자들에게 한 명씩 연락해 예선부터 다시 치르는 데 대해 양해를 구할 것"이라며 "A심사위원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의 징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심사위원은 "민폐를 끼쳐 협회와 대회 관계자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심사위원의 친인척이라고 해서 참가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 선발대회는 규모도 작아 관계자들이 주변에 최대한 참여를 홍보한다"고 덧붙였다. 전문 모델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참여도 최대한 독려하는 대회인 만큼 가족의 참여가 문제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는 항변이다. A심사위원은 "심사위원 5명 중 한 명으로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심사기준에 맞춰 평가했다"며 "의도를 갖고 접근했다면 아들과 장모님도 본선에 오르지 않았겠나"라고 설명했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