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사람 입국하려면 해외에 돈 보내야" 로맨스 스캠 막은 베테랑 로비매니저

과거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 표창장을 받았던 11년차 경력의 은행 로비매니저가 이번에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피해를 막아 화제입니다.

오늘(15일) 부산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운봉영업소에서 거액을 들고 서성이던 30대 A씨는 로비매니저 박주현 씨에게 요즘 이란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절차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물었습니다.

수상함을 느낀 박씨는 A씨에게 조심스럽게 송금을 하려는 이유를 물었고 A씨는 "결혼할 사람이 입국하려면 1천800만 원을 이란 당국에 입금해야 한다고 해서 돈을 보내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박 씨는 '로맨스 스캠'을 떠올렸습니다.

'로맨스 스캠'이란 해외에서 타인의 SNS 계정을 해킹하거나 허위로 SNS 계정을 만든 뒤 그 계정을 이용해 피해자와 친분을 쌓고, 연인과 같은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켜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범죄 수법입니다.

A씨가 이란 당국에서 보낸 것이라며 건넨 문서에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결혼하려면 1천800만 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문서를 확인한 뒤 로맨스 스캠을 확신한 박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A씨를 고객 대기실로 안내했습니다.

확인 결과 A씨는 1천500만 원을 한차례 입금한 적이 있었으며, 이날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아 마련한 1천800만 원을 보내기 위해 은행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는 2016년 부산은행 양정동 지점에 근무할 당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해 경찰 표창장을 받았고, 올해 2월에도 1천500만 원을 출금하려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막았습니다.

박 씨는 "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보니 사기 피해자들의 특징을 알고 있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