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요즘은 아니죠.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택시가 내 집 앞까지 도착해 있으니, 이젠 택시를 '잡는다'는 말보다 '부른다'는 표현이 익숙해진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독과점이란 말도 붙습니다. 2015년, 무료라며 가맹 택시를 끌어모으던 카카오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 지배력이 커지자 감춰놓았던 발톱을 드러냈습니다. 이달부터는 카카오 택시를 부를 때 승객이 부담하는 콜 비용을 정액 1천 원에서 최대 5천 원까지 내도록 '스마트 탄력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했다가 논란과 반발이 엄청나자 오늘 급하게 2천 원으로 재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비난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회비(월 9만9,000원)를 따로 내는 택시기사에게만 승객의 목적지를 미리 알려줘 '골라 태우기'를 조장하게 된다는 겁니다.
어쨌든 그럼 카카오는 승객과 기사 양쪽 모두에게서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되겠죠. 자기네는 원래 있는 플랫폼으로 그냥 연결만 시켜줄 뿐인데 말입니다.
승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블택시'를 타는 셈이 됐고, 택시 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플랫폼 독점기업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의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엉뚱한 정책 탓입니다.
세계적 모바일 차량 이용 서비스인 '우버'의 한국 상륙을 막은 국토교통부는 렌터카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까지 사실상 퇴출시켜 결국 카카오 모빌리티는 저절로 골리앗처럼 커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카카오 모빌리티에는 플랫폼 사업자라는 이유로 요금마저 마음대로 받으라고 '신고제'로 풀어주니 거대사업자가 장도까지 휘두르게 된 겁니다.
"우리가 잘못된 길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나날이 생활 속 비중이 커지는 플랫폼 경제의 혁신은 장려하되 그들의 독과점 횡포는 적절히 규제하는 그런 혜안이 우리 정부에는 없는 걸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괴물이 된 카카오택시'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