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큰 걱정 끼쳐드려 정말 죄송" 사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13일) 오전 가석방된 가운데 "국민께 큰 걱정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쯤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온 이 부회장은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며 가석방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묵시적 청탁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기소 돼 올해 1월 18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아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석방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사과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정문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에 올라 정문을 나선 지 3분여 만에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장기화와 국가·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과 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형 면제가 아닌 구금 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이기에 특경가법상 5년간 취업할 수 없고 해외 입출국 또한 자유롭게 할 수 없습니다.
이에 경제계에서는 "법무부가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을 가석방 결정한 것이니 취업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를 고려한 바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는 가석방됐으나 아직 재판 중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등으로 최악의 경우 재수감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박 장관에게 건의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른 경영 복귀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
한편, 이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10만 전자'에 등극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고조됐던 삼성전자는 오히려 외인 매도세로 주가가 떨어지며 오늘 오전 11시 기준 전일 대비 3.51% 하락한 74,3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