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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KBS 한끼토크 인터뷰 캡처] |
지난해 4월 27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근대 5종'이라는 스포츠 종목을 알리고 싶다고 당차게 말한 26세의 청년.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청년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형사고(?)를 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주인공은 바로 전웅태.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낯선데다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육상 종목 메달을 기대하기에는 세계의 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등 다섯가지를 모두 합산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딴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최초가 되고 있는데 파리대회 금·은 목표"
그런데 지난 7일 전웅태는 한국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땄다. 5개 종목 합계 1470점을 얻어 조지프 충(영국·1482점), 아메드 엘겐디(이집트·1477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1년여전 방송에서 서장훈과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근대 5종을 알리러 왔다'는 그에게 서장훈에 제시한 해결책은 '메달 획득'이었다. 그리고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그에게는 수백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그는 KBS와의 '한끼 토크'에 출연해 '굉장히 팬이 많이 생겼을 것 같다'는 질문에 "공항에 나와서 사인을 요청해주셔서 정신이 없다 보니 일단 사인을 했다"며 "'근데 이게 뭐예요'라고 하자 '혼인신고서라'고 말했다"고 에피소드를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이런일이 없었는데 이정도로 관심을 보여주시니 아찔하고 좋다"고 덧붙였다.
경기 직후 취재진의 인사를 받았을 때 한동안 좀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하자 그는 "'4위를 한 정진화 선수와 같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게 마지막에 무산돼서 너무 아쉽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축하한다 이렇게 말해주니 거기서 터졌던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메달을 계기로 근대5종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친구들이 생길것 같다는 질문에 전웅태는 "근대 5종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런 종목이 아니다"라며 "정신력과 끈기만 있다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역사가 되고 최초가 되고 있는데 내년 아시안게임도 있고 파리올림픽에서는 은메달, 금메달까지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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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출연 당시 화면 캡처] |
1년 전 약속 지킨 전웅태, 서장훈과 재회…'무엇이든 물어보살' 출연
한편 1년여전 서장훈과의 약속을 지킨 전웅태가 서장훈을 다시 만난다.
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 관계자는 "전웅태 선수가 '물어보살' 녹화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웅태는 지난해 4월 27일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에 출연해 '비인기 종목 근대 5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방송에서 이수근, 서장훈에게 '근대 5종 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근대 5종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이 종목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나왔다"고 당차게 말했다. 원래 수영선수였다는 전웅태는 '근대 5종이 신의 한수'였다고 했다. 수영 성적도 저조하고 한 종목을 너무 오래하다 보니 싫증이 났는데 그때 근대 5종을 알게 돼 이 종목의 매력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신이 2018년 자카르타 올림픽 근대 5종 금메달리스트라고도 했다.
고민을 들은 서장훈은 "철인 3종 경기와 헷갈릴 것 같다"며 "답은 나와 있다"고 했다. 이어 "근대 5종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냐"고
이수근은 평창올림픽을 예로 들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다 비인기 종목이었는데 그 종목에서 메달을 따니 지원이 좋아지고 다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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