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가 서울의 대학로 연극무대입니다.
관객들이 무대를 찾지 않으면서 배우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15년 넘은 연극판을 떠나야만 했던 배우들도 있었습니다.
세상돋보기에서 조동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데뷔 10년차 배우 지혜연 씨.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주일 내내 하던 대학로 공연으로 정신없이 바빴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공연은 주 2회로 줄었습니다.
한 달 수입 역시 70% 가까이 줄어들면서 결국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지혜연 / 배우
- "(주점에서) 제가 서빙하고 있어요. 5시 공연을 하고 바로 아르바이트 넘어가게 되면 배가 고프고 정신도 없고."
무대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선 어쩔도리가 없습니다.
▶ 스탠딩 : 조동욱 / 기자
- "코로나로 무대가 사라지면서 배우들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 공백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지자 결국 무대를 떠난 배우들도 있었습니다."
2005년부터 무대에 선 베테랑 배우 조영임 씨는 지난해부터 공연을 접고 분식집을 운영 중입니다.
▶ 인터뷰 : 조영임 / 배우
- "(무대가) 많이 그립죠. 코로나 이후로 거의 무대에 못 선지가 한 1년, 조금 있으면 1년이 이제 다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
극단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관객이 없어 준비한 공연을 당일 취소하는 등 극단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을 내보내야만 했습니다.
▶ 인터뷰 : 양은영 / 이수엔터테인먼트 실장
- "많이 어렵죠. 공연장 대관료, 출연료, 직원 운영비 등이 있는데 직원을 거의 다 퇴사시키고 한두 명 정도 남은…."
전문가들은 이대로 간다면 문화예술의 뿌리인 대학로 무대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습니다.
▶ 인터뷰 : 원종원 /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생업도 위협을 받을 정도로 위기거든요. 재정적인 지원부터 시작해서 콘텐츠의 원활한 유통까지 복합적이고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해야…."
하루하루가 벼랑 끝인 배우들에겐 다시 온전히 무대에 설 수 있는 희망이 절실합니다.
세상돋보기였습니다.
[east@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이형준 VJ, 그래픽: 최진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