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영양교사도 교감 승진 가능? 개정법 추진에 교과 교사들 반발

사서·영양·전문상담 교사도 교감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의 발의되자 교과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과·비교과 교사 간의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이지만, 교과 교사들은 관리자 승진 대상에 비교과 교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승진 기회의 차별이라기보단 역량과 업무 분야 차이에 의한 다름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교감 자격 기준에 비교과 교사들을 포함해 관리자로 승진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에선 정교사와 보건교사 등만 교감이 될 수 있게 자격기준을 제한하고 있다.
강 의원은 "현행법은 기회의 공정성에 어긋나며 미래교육에도 맞지 않는 제도"라며 "법안 개정을 통해 모든 교사들에게 승진에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학교 현장을 발전시키는 초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비교과교사의 교감 등 관리자 승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보통 초등교사는 평균적으로 주당 21시수 이상 수업하는 반면 비교과 교사의 경우 9시간 이상의 시수를 수업하는 비율이 전문상담교사 1%, 사서교사 3%, 영양교사 0.4%로 알려져 있다"면서 "심지어 교감 승진 자격에 포함되는 보건교사의 경우 그 비율이 0.3%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과 교사들은 중등 임용고시를 통해 선발되고, 이후 초등학교에도 배치되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선발 과정과 발령 구조에 있어 초등 교원과는 명백하게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초등학교의 교무, 학사 및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교직원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려면 초등교육전문가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초등 교육 현장에서는 현행 승진 체제에서조차 관리자들의 담임 경력이 충분하지 않아 업무추진에 있어 학급 운영 및 상황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초등 교육의 특성상 담임 업무가 근간이 되기에 담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 관리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러나 비교과교사는 본연의 업무 수행이 주가 돼야 하므로 초등 현장에서 담임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교과 교사들은 오히려 점진적으로 담임 경력을 바탕으로 한 승진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