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알프스 9봉 가운데 하나인 고헌산 정상의 염소 떼. 울산 울주군은 젖을 짜는 유산양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전우수 씨] |
해발 1000m가 넘는 산 정상에 염소 떼가 살고 있다는 말이 등산객 사이에 퍼지면서 일부러 염소를 보기 위해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으나 여름철 염소 분변에 따른 악취를 호소하는 등산객도 적지 않아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울산 울주군과 등산객들에 따르면 고헌산 정상 주변에는 수십여 마리의 염소 떼가 살고 있다. 염소들은 고헌산 정상에서 등산객들이 가까이 다가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유유히 풀을 뜯는다. 정상석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인증 사진을 찍은 사람들 옆에 다가와 모델이 돼 주기도 한다.
등산객 사이에서 고헌산 염소는 이색적인 명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서부터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염소 분변에 따른 냄새는 물론 파리 등 벌레가 꼬이고, 곳곳에 쌓인 분변 때문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면서 일부 등산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울주군은 고헌산 염소를 야생 염소로 추정한다. 염소의 주인을 찾기 위해 고헌산 주변 가축 농장에 수소문했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군은 악취 등 민원이 잇따르면서 조만간 염소를 포획할 예정이지만 포획 후 어떻게 처리를 할 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장에 다녀왔는데 염소보다는 젖을 짜는 유산양이고, 야생 상태에서 2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산 정상 주변 냄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포획할 계획이지만 포획 후 동물보호법에 처리해야 할지, 유실물법에 따라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영남알프스 9봉의 또 다른 산인 간월산(1069m)에서도 염소를 봤다는 등산객들이 적지 않다. 간월산 염소는 야생인지 주인이 있어 방목해 키우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등산객 김모 씨(47)는 "지난 6월 간월산에 갔을 때 염소 똥도 많이 보이고 새끼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올해 영남알프스에 속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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