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진 학력저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과목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고교 현장에서 나왔다. 지금과 같은 '줄세우기' 상대평가 방식이 오히려 좌절감을 키워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만 양성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국공립고등학교교장회가 발표한 '교육현안에 관한 학교장 인식조사' 설문조사에서 수학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5.6%가 찬성 의견(찬성하는 편 43.1%, 적극 찬성 32.6%)을 나타냈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교장 205명(전국 교장 수의 9.4%)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현재 영어와 한국사가 수능 절대평가 과목으로 90점이 넘으면 1등급, 80점이 넘으면 2등급이다. 반면 다른 과목은 모두 상대평가로 상위 4%가 1등급, 상위 11%가 2등급이 된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성취도를 보이면 절대평가가 상대평가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 쉬워 학업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교 교장들은 학력 저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이에 대한 해법으로 수학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20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 2 기초학력 미달 학생비율은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로 수학이 다른 과목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조영종 한국국공립고등학교회장은 "수능 상대 평가에서 고난이도 킬러 문항을 몇 개 맞추느냐에 따라서 등급이 결정되다보니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아예 수학에 손을 놓아버리는 학생들이많다"라면서 "줄세우는 식의 상대평가는 오히려 수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자기가 노력하면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바꿔야 수학 공부에 대한 의욕이 안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시 전형에서는 수학 외의 2~3과목의 등급만 좋으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수학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예 수능 수학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조 회장은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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