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020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룬 가운데 진행된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김연경 선수에게 무례한 질문으로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10일 대한민국배구협회 자유게시판에는 사회자인 유애자 경기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의 태도를 비판하는 등 하루 만에 250여개가 넘는 항의성 게시글이 쏟아졌다.
↑ [사진 출처 = 배구협회 자유게시판] |
A네티즌은 게시판에 "국위선양을 하고 돌아온 (김연경) 캡틴한테 왜 이러느냐"며 "이번 인터뷰로 배구협회가 김연경 캡틴을 포함한 다른 여자 배구 선수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알게 됐다. 실망"이라고 적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사안에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본인 인증을 받고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글을 남기기도 했다.
B네티즌은 "살다살다 기자회견 때문에 배(구)협(회) 사이트를 가입한다"며 "코로나 시국에 힘들게 일본에서 4강 신화 써온 김연경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포상금 6억 받는다고 협회에서 생색을 그렇게 내고 싶으셨나"라고 말했다.
이어 "왜 본인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는데 김연경 선수를 이용하느냐"면서 "왜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께 감사하라고 몇 번씩이나 강요하나. 북한이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선수들을 배구협회에서 이용하지 마라.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 상당히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연경 선수가 경기를 치르고 있다. [도쿄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9일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은 김연경 선수를 따로 불러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이야기할 게 많다. 이번에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감으로써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것 아느냐"고 질문했고, 김연경은 "네"라고 답했다. 유 감독관은 "금액도 알고 계시나"라고 묻자 김연경은 "대충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아 대충 얼마? 얼마라고?"라 재차 묻자 김연경은 "6억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감독관은 "아 네. 맞다"고 답했다.
유 감독관은 이어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A총재, 신한금융그룹 B회장, 대한배구협회 C회장 등을 언급하며 "이렇게 많은 격려금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감사 말씀 하나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연경은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또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전부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유 감독관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끝난 뒤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름다운 도전이었다"면서 "아쉬워하지 말기 바란다. 또 하면 된다"고 격려한 바 있다.
유 감독관은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를 해 주셨다. 그것에 대해서 답변 주셨나?"라고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 선수는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면서도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 자리가 왔다.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한 번 인사 말씀"이라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은 당황하며 "네?" "뭔 인사요?"라고 묻자 유 감독관은 "대통령님께"라고 했고 김연경은 당황해 하면서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답했다.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재촉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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