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서울에서 실종된 20대 여성이 당시 남자친구로부터 살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가족들의 애타는 신고에도 당시 경찰 수사 기록은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실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굴착기가 도로변 땅을 파헤칩니다.
1997년 실종 당시 28살이었던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경찰이 발굴 작업에 나선 겁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경찰이 지난해 가을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이 마을 도로변을 굴착기로 파헤쳤지만 실종된 여성의 유골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현철호 /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팀장
- "매장지 위쪽에 지형에 변화가 생겨서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범인은 당시 23살이었던 여성의 남자친구 이 모 씨였습니다.
24년 동안 미궁에 빠져 있던 사건의 실체는 형사에게 들어온 첩보가 단서가 됐습니다.
당시 이 씨의 고향 후배 2명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후배 한 명이 이 씨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사건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했다는 겁니다.
결국, 경찰은 후배 2명에게 자백을 받아냈고, 지난 6월 대전에서 이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 씨는 "여자친구가 외도를 의심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실종 당시 부실한 경찰 수사입니다.
당시 첫 신고가 접수된 경찰서에 여성의 소재를 확인한 내용 등의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초기 수사만 제대로 진행됐다면, 범인 조기 검거는 물론 공소시효를 피해가는 '누수'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yhkim@mbn.co.kr]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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