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가했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김주열 열사.
그를 기리려고 만든 동상이 제막식도 하지 못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960년 4월 11일,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떠오른 마산 앞바다.
파란색 천에 테이프로 감긴 동상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이 동상은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김주열 열사의 동상입니다. 하지만, 완공된 지 한 달 동안이나 이렇게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도비와 시비 1억 5천만 원으로 만들어졌지만, 예정된 제막식이 무산됐습니다.
김주열 열사의 주검을 바라보는 기념사업회 간의 인식 차이 때문입니다.
4.11을 기념하자는 측은, 이날이 4·19의 도화선이 된 날이 만큼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백남해 / 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장
- "4·19라는 4월 혁명으로 이어지는 중간에 4·11이 있습니다. 4·11을 기리는 것은 3·15 의거의 뜻을 더 높이는 방법입니다."
반면, 법률과 역사적으로 4.11이 3·15의 2차 의거일 뿐, 민주항쟁일로 새기는 것은 역사적 오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장희 / 3.15 의거 기념사업회장
- "3·15 의거,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6월 항쟁 순으로 정리된 역사 중간에 4·11을 끼워 넣으면 안 되죠."
김주열 열사의 동상이 자칫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