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다음 주에 입주가 시작되는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보육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700여 명이 어린이집에 들어가지 못해서 아빠, 엄마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데요.
자녀가 많은 집에 분양 혜택을 줘서 많이 들어오게 해놓고, 정작 어린이집은 턱없이 부족하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다음 주 입주를 앞둔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시행사인 SH공사는 전체 1,282세대 중 약 40%를 다자녀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분양했는데, 자녀가 많을수록 당첨에 유리합니다.
영유아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단지 내 어린이집 정원은 고작 140명입니다.
입소를 기다리는 영유아는 벌써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입주민들은 다급하게 아이를 맡길 곳을 찾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현익 / 입주 예정자
- "급하신 분들은 부모님에게 아이들을 맡기기도 하고, 직장 가까운 어린이집을 예약해서…기존에 살던 곳에서 다니던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시는 그런 분들도 계십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가 1,000세대 이상일 땐 어린이집 면적이 580㎡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아파트 어린이집 크기는 700㎡입니다.
유아 1인에게 보장해야 하는 최소면적 4.29㎡를 충족하려면 정원 140명 정도가 적당하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유아가 많을 수밖에 없는 단지 특성을 SH공사가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입주민들로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현익 / 입주 예정자
-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당장 출근도 못 하게 만드는데, 법적으로 (어린이집 설치 조건을) 지킨다고 해서 의미가 있을까요?"
▶ 인터뷰(☎) : 송파구청 관계자
- "부대시설을 이용해서 어린이집을 추가 설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주민 동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 어린이집 증설에 뜻을 모아주신다면 최대한 협조…."
위례신도시 다른 단지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서울 송파구 위례동의 만 4세 이하 영유아 인구는 2,170명으로 어린이집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보다 600명 가까이 많습니다.
입주민 특성을 배려하지 못한 도시 설계로 정작 다자녀 가구는 혜택 대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신도시가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임주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