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측 진중권 고소키로…진중권 "개그를 해라"

박원순 측 "사자명예훼손 혐의"
진중권 "이제라도 이성을 찾으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 측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개그를 하라"고 비꼬며 맞대응했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 유족 측 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오늘(4일) 페이스북에서 "진중권씨가 고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했다"며 "진중권 씨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고소 결정의 발단이 된 진 전 교수의 게시글에서 진 전 교수는 "대부분의 남성은 감수성이 있든 없든 성추행은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정 변호사가 "박원순 전 시장의 젠더감수성을 능가할 한국 남성이 없다"는 취지의 말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정 변호사는 "고 박원순 시장에 대한 강제추행 고소사건은 피고소인의 사망으로 수사기관의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종결되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시장의 평등권침해 차별행위(성희롱)에 관하여 조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고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행위"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에 대한 고소는)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 부득이한 결정"이라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분들은 특히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정 변호사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진 전 교수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서 "풉, 개그를 해라"고 비꼬며 "변호사라는 사람의 논리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얼마 전에 여성후배 변호사들 성추행한 로펌 변호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공소권 없음' 처분 받았다"며 "그런다고 그가 저지른 성추행 사실이 없어지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고소도 웃기지만, 고소하겠다고 말하며 연출하는 저 목소리의 준엄한 톤이 내 횡경막을 자극한다"며 "그럴수록 돌아가신 분 명예만 더럽혀지니까 이제라도 이성을 찾으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정 변호사는 현재 박 전 시장의 유족 측과 함께 박 전 시장이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언급한 일간지 기자를 상대로 사자명예훼손 소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