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심장마비 거짓말…고인 두 번 죽여”
헬스장 대표의 장난으로 물에 빠져 익사한 20대 헬스 트레이너의 친구가 국민청원을 올려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 친구를 물에 빠뜨려 사망하게 만든 헬스장 대표의 엄중 처벌을 촉구합니다.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숨진 헬스 트레이너의 친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대구 모 헬스장에서 일했던 친구가 지난달 24일 경북 합천으로 야유회를 갔다가 사고로 숨졌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청원인은 “대표의 장난으로 친구와 다른 직원이 물에 빠졌다”며 “제 친구는 물 아래에서 여러 번 허우적거리다 그대로 40m 물 아래 깊이 가라앉아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청원인은 “불행 중 다행으로 직원 한 명이 찍고 있던 동영상이 증거로 남아있다”며 “헬스장 대표의 파렴치하고 잔인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행실을 문제 삼아 이야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동영상이 세상에 공개되기 전 대표는 제 친구의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곡에서 놀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발작을 일으켜 순식간에 가라앉아 손을 쓸 틈이 없었다’며 거짓말해 고인을 두 번 죽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장례식장에 방문했던 헬스장 대표의 행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장례식 당일 머리에 왁스와 비비크림을 바르고 명품 바지를 입고 오는 등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표가) 자신의 아버지를 앞장세워 본인 대신 사과를 시켰다”며 “고인의 애도보다는 본인의 합의가 먼저(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장례식 다음 날 고인의 트로피를 찾아가기 위해 헬스장을 방문했더니 “클럽 음악을 틀어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직원들이 출근해 일하고 있었다”며 “문제가 되자 뒤늦게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휴관하고 있으며 2일부터는 헬스장 영업을 다시 한다고 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원인은 “친구는 평소에도 (대표를) 형이라 부르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무급으로 일했던 적도 있다”면서 “스물아홉, 꽃다운 나이에 허망하게 간 제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해당 사건은 지난 24일 오전 경남 합천군 합천호 한 물놀이 시설에서 벌어졌습니다. 헬스장 대표는 이곳에서 직장동료 2명을 장난삼아 물가로 밀어 물에 빠트렸습니다.
물에 빠진 20대 여성 한 명은 헤엄쳐 뭍으로 올라왔으나, 20대 남성 한 명은 허우적대다 그대로 물밑에 가라앉았습니다. 해당 시설 직원들이 남성을 구하기 위해 호수로 뛰어들었으나 시야가 흐려 발견하지 못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헬스장 대표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영상을 봤을 때 (헬스장 대표가) 고의로 고인을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살인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