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여성인권 보호한다던 사람들 어딨나"
전여옥 "표현의 자유? 여성 인격 살인은 범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소문인 이른바 '쥴리설'과 관련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를 풍자하는 벽화가 등장하자 야권의 여성 정치인들이 '여성가족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30일) "우리나라 여성운동은 여당이 허락한 페미니즘 뿐이냐"며 "여성 운동가들과 여성가족부가 추구한다는 가치는 어떤 정치 세력과 관련된 일인지에 따라 켜졌다 꺼졌다 하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의원은 "비열한 짓을 막아내기 위해 눈을 부릅뜨는 시민이 많아진다면 이런 혐오스러운 사건도 내리막이 아닌 오르막 계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르막 계단으로 만들기 위해 꼭 짚어야 하는 것은 '여성 인권을 보호한다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쥴리 벽화 사건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여성 인권과 양성평등 관련해 명함을 판 사람이라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지원금을 나눠주는지, 자리를 약속하는지, 정치적 득실이 무언지에 따라 주머니에서 꺼냈다 다시 넣어뒀다 하는 게 무슨 가치냐"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어제(29일) "윤 전 총장이 증오스럽다면서 왜 아내인 김 씨를 모욕하나. 정말 야비하고 부끄럽고 천박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 전 의원은 열린공감TV가 김 씨의 유부남 동거설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94세 노인을 유도 질문해서 '쥴리 동거설'을 확인했다고 떠들어댔다. 인터뷰를 하려면 양 모 변호사와 했어야 맞고, 벽화를 그리려면 윤 전 총장의 모습을 그렸어야 맞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가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전 전 의원은 "여가부는 뭐하나. 수많은 여성단체는 어디 있는가"라며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이 좀비처럼 물고 늘어지는 이 나라가 소름 끼친다"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앞서 2주 전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골목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금발의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가 등장했습니다.
또 다른 그림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혔습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 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할 당시 '쥴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포함한 윤석열 X파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쥴리설'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해명했으며, 김 씨도 "일 중독이라 공부하고 사업하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다"면서 반박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 여 모 씨는 "쥴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철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
여 씨는 "그림만 남겨놓고 논란이 된 문구는 전부 지울 예정"이라며 ""주변에서 '왜 이렇게 힘들게 사냐'고 걱정을 많이 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쥴리 벽화' 속 논란 문구는 모두 지워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