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등장 전까지 철거할 생각 없다"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의혹과 연관된 '쥴리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 여 모 씨는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29일) 여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쥴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벽화를 철거할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여 씨가 언급한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등장한 이름으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 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할 당시 사용한 이름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라고 해명했으며, 김 씨도 "일 중독이라 공부하고 사업하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다"면서 반박했었습니다.
이에 여 씨는 "김 씨가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며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 모 아나운서도 쥴리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그들이 쥴리와의 관계를 인정할 경우 명예훼손 우려가 있으니 철거하겠다"며 "(해당 벽화는) 정치적 의도도, 배후도 없다. 김 씨를 둘러싼 논란이 전개되자 아는 지인 화가에게 부탁해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보수 언론들은 쥴리가 없다고 하면서 왜 쥴리 벽화를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며 "헌법에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여 씨와 친분이 있는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여 씨가 벽화를 그린 이유에 대해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돼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서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 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영업을 방해하고 있으나 여 씨는 흔들림이 없다"며 "선한 시민들의 자유를 위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주 전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골목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금발의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가 등장했습니다.
또 다른 그림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
이에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은 서점 앞을 차량으로 가리고 확성기로 노래를 트는 등 서점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여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