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혼성 단체와 여자 단체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안산 선수의 '숏컷'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사상 검증 질문이 제기된 가운데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29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살펴보면 '안산 선수의 보호를 요구한다'는 취지의 글이 한 페이지에 15개씩 50페이지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글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산 선수가 사과하거나 해명할 일이 없었으면 한다" "도가 지나친 비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해 안산 선수를 보호해 달라", "다분히 악의적이고 억지스러운, 무분별한 비난에 노출되어 있는 안산 선수를 부디 보호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등 안산 선수를 옹호하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안산 선수는 강채영, 장민희 선수와 함께 지난 25일 열린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승리하고, 앞서서는 김제덕 선수와 함께 출전한 혼성 양궁 단체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안산 선수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두고 일각에서는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고, 일부 남성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숏컷', '여대 출신' 등 이유로 안산 선수를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안산 선수의 SNS로 찾아가 과거 안산 선수가 쓴 '오조오억', '웅앵웅' 등의 특정 표현을 찾아내 '악플'을 달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응원 안 한다"는 부적절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을 중심으로 '안산 지킴이' 릴레이가 확산됐습니다. '안산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포스터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포스터를 통해 "선수를 사과하게 하지 말라", "절대 반응해주지 말라", "도를 넘는 비난에 대해 강경하게 선수를 보호해달라" 등을 양궁협회에 요구한 겁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과거 자신의 숏컷 사진을 공개하며 "여성 정치인의 복장, 스포츠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논쟁거리가 될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여성들도 참 피곤할 것 같다"고 안산 선수에 가해지는 '악플'을 비판했습니다. "페미니스트를 규정하는 모습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