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간부 "유치원 교사는 1등 신붓감…애 낳아야"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전락…저급한 성인지 수준”

서울시교육청 간부가 유치원 교사 연수 중 “유치원 교사는 1등 신붓감”, “선생님들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는 시대 착오적 인식에서 비롯된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오늘(28일) 전교조 서울지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 오 모 유아교육 과장은 약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유치원 1급 정교사 연수 강의에서 “서울 공립유치원 선생님들은 1등 신붓감”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며 “선생님들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고 했습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에서 “오 과장은 여성을 직업에 따라 등급화하고 차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교사는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시대 착오적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여성들이 왜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구조적 접근을 하지 않고 여성의 몸을 ‘출산 기능’의 저출산 대책으로 도구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 과장은 '1등 신붓감' 발언으로 교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전락시키는 저급한 성인지 수준을 드러냈다”면서 “교육청은 유아교육과장을 즉각 직위에서 배제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교조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강사에 대해 사전 성평등 교육, 성평등 관점에서 연수 내용 사전 검토 등 제도적 장치의 점검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측에 따르면 “담당 과장이 발언 후 문제를 인지했고, 다음날 연수받는 교사들에게 거듭 사과를 했다고 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고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효성 있게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