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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 노조] |
이번 합의 내용은 연구·사무직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MZ 세대가 많은 연구·사무직은 생산직 중심의 노조 활동을 비판하고, 적절한 성과급 지급 등을 강조했다. 이들은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른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자체 소식지를 통해 "MZ 세대 조합원들이 현대차 일원으로 자긍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히는 등 올해 임단협의 잠정합의 내용을 보면 이들 세대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정치·사회 분야에서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른 MZ 세대들이 40~50대 생산직 중심의 제조업 현장에서도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 현장 중심의 강성노조인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차 이들 세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힘쓸 정도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 잠정합의안에서 MZ 세대 의견을 반영한 또 다른 합의 내용은 기본급 인상이다. 노사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상 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적절한 성과 보상을 요구하는 젊은 직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결혼과 출산 등 경조사 비용 지급에 있어 근속 기준을 폐지하고, 금액을 대폭 확대한 것도 눈에 띈다. 출산 지원금의 경우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90만원이나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임단협에서 '4조2교대 도입'을 노사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 근무 체계는 4개 작업조가 각각 돌아가면서 주·야간 12시간 일하고 그 다음날 쉰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그만큼 쉬는 날이 많아져 20~30대 직원들이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초 정유업계 처음으로 이 근무 체계를 도입했다. 울산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4조2교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하지만 24시간 장치가 가동돼야 하는 산업 특성상 근무 체계 변경이 안정적인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4월부터 20~30대로 추정되는 사무직들이 'NO PAY, NO WORK'(임금 없이 노동 없다)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사무직 공동행동'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임단협이 노사갈등으로 난항을 겪자 성명서를 내고 "합당한 보상을
울산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20~30대 직원의 이탈은 기업은 물론 인구 감소에 직면한 지역사회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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