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아이들 분뇨 못가려"
↑ 아내가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인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복지센터 대표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아이들 또한 분뇨를 가리지 못하는 등 가족 모두가 정신적인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청원이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사회복지사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아내가 작년 11월부터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며 "해당 복지센터는 원장의 아들이 대표이고 센터장은 대표의 외삼촌으로 가족으로 구성된 복지센터"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복지센터의 대표는 아내보다 10살 정도 어린데, 지난 4월 초부터 대표의 권한을 이용, 위력을 행사해 저의 아내를 수차례 강간하고 수차례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 이 사건으로 극도로 우울해진 아내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저와 아직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까지 큰 충격을 받았고 평화롭던 저희 가정은 한 순간에 지옥이 되고 말았다"며 "저는 벌써 한 달째 직장 출근도 포기한 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까봐 한 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야만 하고, 어린 세 아이들은 혹시라도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불안에 떨며 수시로 목 놓아 울어댄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망나니의 썩어 빠진 욕정 때문에 어린 자녀들까지 가족 모두가 끝없는 어둠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노했습니다.
A씨는 "피해자인 아이 엄마는 물론이고 어린 아이들까지 정신적인 불안에 시달려 분뇨를 가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저 또한 정신적 충격이 큼에도 불구하고 저라도 버텨야 된다는 의지로 하루하루 정신줄 하나에만 의존해서 숨만 쉴 뿐, 말 그대로 현재 저희 가정은 처참한 지옥 그 자체"라고 했습니다.
↑ 복지센터 대표가 사회복지사인 청원인 아내의 팔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청원인 측은 건물 안에서 성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
A씨는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A씨는 "저의 아내는 경찰서에 대표를 고소하고 국선변호사 선임을 요청했는데 요청한 지 2주가 되도록 국선변호사가 누구로 선정되었는지 알 수도 없었고 국선변호사의 조력 없이 두 번째 조사가 끝난 뒤에서야 경찰로부터 국선변호사가 이미 수 일 전 선임되었다는 얘길 듣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성범죄는 초동수사가 중요한데, 가장 기본적인 현장 답사나 센터 내 직원들 진술과 CCTV 증거확보에도 진전이 보이지 않고, 고소한 지 보름이 훨씬 지나도록 피의자에 대한 조사 조차도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직장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국가로부터 어떤 조력과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이미 너무 많은 시일이 지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전혀 반성할 줄 모르는 가해자가 증거를 인멸하고도 남을 시간을 벌어두도록 국가의 수사력은 진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여 여성의 권익을 증진할 책무를 가진 여성가족부는 적극 나서서 해당 복지센터와 대표를 엄히 처벌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위 복지센터 내에서 업무상위력에 의한 간음 내지 강제추행 행위 및 폭언,폭행이 있었으므로 위 시설을 영구 폐쇄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27일) 오전 9시 48분 기준 8,808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한편 A씨는 7월 말 해당 복지센터 대표를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경찰은 최근 피해자 측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복지센터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여성이 먼저 연락해온 적도 있다"며 "나도 증거가 있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지센터 측은 "대표 개인의 일"이라며 시설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