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 검색이 곧 지식이 되는 사회"
MBC의 도쿄올림픽 중계 방송 중 자막 논란이 연일 불거진 가운데 대중문화 평론가 위근우가 일침을 가했습니다.
위근우는 어제(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MBC 개막식 중계에 대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연관어가 ‘일베’인데 개인적으로 역시 ‘나무위키’ 정서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대상에 대한 관점을 밈으로 대체하고, 취소선 개그로 서술에의 책임을 회피하고, 뭐든 긁어와 붙이면 지식인 줄 아는 그런 태도와 세계관"이라며 "대학 리포트, 심지어 논문에도 나무위키를 인용하는 집단의 탄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밈은 온라인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짤, 영상, 트렌드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이어 "특히 이걸 방송국에 들어온 일베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혹 그게 사실일지라도 결국 문제가 일베라는 특정 커뮤니티 가입 유무로 좁혀지고 저런 세계관 공유의 문제는 휘발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베 여부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오히려 문제 행위에 '일베만 아니면 괜찮다'는 면죄부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위근우는 논란의 영상을 제작한 MBC 직원이 일베인지 아닌지만 알면 되는 문제일지 반문했습니다.
그는 "진짜 문제는 굳이 일베가 아니더라도 지식 대신 인터넷 밈에 절여진 뇌로 리얼월드를 바라보고 발화하는 이들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개인의 책임을 지우자는 뜻은 아니다. 책임자들이 큰 징계를 받아야 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그 사람들 도려낸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그는 나무위키 검색이 지식을 대체하는 시대에 대체 공교육과 지식장은 어떤 역할을 하고 유사지식에 대한 백신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대적 과제라고 토로했습니다.
앞서 MBC는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 중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사진을 사용해 한 차례 논란을 빚었습니다. 또 엘살바도르를 소개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 등의 설명을 내보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4일 MBC는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영상과 자막에 대
그러나 사과문을 낸지 하루 만인 어제(25일) 남자 축구 B조 전반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 선수 '라즈반 마린'을 향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내 다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rajjy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