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복인 지난 21일 낮 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찜통 더위가 계속이어지고있다. 이날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 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성동구 한 대형 마켓광장의 온도계 앞을 시민들 이 지나가고있다.2... |
"아니 '대프리카'보다 서울이 더 덥다니..."
이번주 중복과 대서를 지나 폭염이 심화된 가운데 서울 날씨가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보다 더 뜨거운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는 최근 30년간 국내 폭염 최다 발생지역으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란 별칭까지 얻었다. 강릉 등 강원도가 포함된 동해안은 서울 등 수도권보다 여름에 온도가 낮은 편이지만 대구는 전형적인 분지 지형 탓에 한여름에도 폭염의 상징이었던 탓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 낮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무더위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6.5도로 올해 들어 가장 더웠다.
올해 여름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은 서울 외에도 동두천 35.7도, 이천 36.0도, 수원 36.3도, 춘천 36.4도, 철원 35.4도, 원주 35.6도, 홍천 36.9도, 인제 36.8도, 청주 35.9도, 서산 35.7도, 금산 34.5도, 보은 33.2도, 밀양 34.8도, 진주 33.4도 등이다. 이날 대구는 낮 최고 기온이 33도 선이었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도 서울 기온은 33도인데 반해 대구는 29.5도였다.
기상청 송원화 예보분석관은 "동해상에 이번 주 내내 지속된 무더위를 몰고 온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24일 고기압의 시계방향 흐름을 따라 부는 동풍이 높은 백두대간을 넘고 달궈진 지면을 지나 뜨끈해져 서쪽지역 중심으로 35도를 넘는 더위가 이어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쪽 지역은 낮 기온이 38도 이상 오르는 곳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실제 지난 22일과 23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6도로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33도)보다 3도 이상 높았다.
최근 무더위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전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쪽에서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대기 상층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쪽 지방 중심으로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태풍 영향도 크다. 중국 남부에 상륙이 예상되는 6호 태풍 '인파(IN-FA)'가 더운 공기를 끌어오기 때문이다. 기상청 측은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하거나 동쪽으로 스칠 때는 기온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지만, 서쪽 부근을 지날 때는 반대로 고온다습한 남쪽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넣어 오히려 더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뛰는 '대프리카' 위에 나는 '서프리카'가 있다는 우스개 말도 나올 정도다.
전통적인 무더위 제왕 자리는 단연 대구였다. 1904년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국내에서 낮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은 대구로 1942년 8월 1일 40.0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4일 대구지방기상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최근 10년 폭염과 열대야 발생 증가 경향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과거보다 폭염·열대야 발생 빈도가 급증했다.
연대별 폭염·열대야 발생 일수를 비교해 보면 1970년대 폭염과 열대야 발생 일수는 각각 14.6일과 3.7일이다. 이후 해마다 조금씩 증감해 1980년대 13.4일과 3일, 1990년대 13.9일과 4.6일, 2000년대 13.2일과 4.5일, 2010년대 18.6일과 7.2일 등으로 나타났다.
1973년부터 2020년까지 과거 48년 연평균 폭염은 14.5일, 열대야는 4.6일 발생했고 7월과 8월에 자주 나타났다. 폭염과 열대야의 상관성은 매우 높았다.
경상도 내륙 중심으로 가장 많은 폭염이 발생했다. 지난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년 폭염 일수는 대구 27.6일, 의 구미 20.1일 등으로 집계됐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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