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국가 국민께 정중히 사과"
↑ 논란이 된 MBC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장면 / 사진 = MBC 캡처 |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 과정에서 MBC가 각국 선수단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자 생중계 방송 말미에 자막을 통해 사과한 데 이어 오늘(2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MBC는 오늘(2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23일 밤 도쿄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전했습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림픽 중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아가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유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루마니아 선수단을 소개할 때는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사용하는 등 조롱하거나 희화화 하는 듯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했다 / 사진 = MBC 캡처 |
앞서 MBC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등장하는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사건' 사진을 삽입했으며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하면서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습니다.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하던 당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장면에는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넣고 노르웨이 선수단 입장 때는 연어 사진을 넣는 등 각 나라를 소개하며 조롱하거나 희화화 하는 듯한 부적절한 사진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후 이 같은 논란이 SNS를 통해 해외로도 알려졌습니다. 해외 누리꾼들은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이었지만 일본은 무난한 초밥이었다", "MBC가 개회식을 망쳤다", "MBC가 선 넘었다" 등 조롱을 쏟아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개회식 중계방송 말미에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고,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다음은 MBC 공식 입장 전문입니다.
MBC는 7월 23일 밤 도쿄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입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MB
나아가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유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