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녀 수십명이 가까이 붙어 앉아 음주를 즐긴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다. 술잔을 들고 춤을 추다 시원한 수영장 물 안으로 첨벙 들어간다. 연일 1000명대 신규확진자가 나오는 코로나 시국에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은 장면의 장소는 다름 아닌 강원도 양양.
서핑 성지로 떠오른 양양의 일부 라운지바 등에서 노마스크 풀파티가 열려 비난이 일고 있다. 현재 양양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다. 상대적으로 사적 모임이나 유흥시설 운영 등의 제한을 덜 받는 곳이다보니 수도권 등에서 원정유흥을 즐기러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양양군은 방역수칙을 어기는 관광객들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자 거리두기상 2단계이지만 아예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키로 했다.
◆ 2단계 양양으로 원정유흥...방역수칙 어겨 문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양 코로나 파티한 거 봤어?'라는 글이 올라왔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한 풀빌라 라운지바에서 지난 17일 토요일 밤에 열린 풀파티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인 양양에서는 4단계로 격상된 수도권이나 인근 강릉과 달리 식당, 카페, 노래연습장, 유흥시설 등이 모두 밤 12시까지 문을 열 수 있다. 사적모임도 8인까지 가능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원정유흥을 즐기러 양양으로 몰려드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풀파티 문제를 제기한 글에 첨부된 사진 뿐 아니라 각종 목격담과 실제 아프리카TV BJ 등이 당일 현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생방송을 진행한 것이 알려지며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사진과 영상을 본 이들은 "코로나 시국에 제 정신인가?" "여기가 한국 맞음?" "양양은 코로나 청정지역이냐?" "누구는 놀 줄 모르나" 등의 비판을 쏟아낸다.
◆ 양양군,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강화키로
지난 17일 토요일 밤 해당 라운지바에서 열린 풀파티에 대한 민원은 당장 양양군청과 안전신문고 등으로 접수가 됐다.
이와 관련 양양군청 관계자는 "비단 해당 라운지바 뿐 아니다"라며 "최근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거리두기가 낮은 2단계인 양양으로 많이 놀러오면서 방역수칙을 어기는 사례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군은 시설별 방역수칙 미준수나 인원초과 사적모임, 마스크 미착용 등과 같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출동, 해산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을 하며 어려움에 부딪힌다. 가령 문제가 된 풀파티의 경우 수영장의 물 깊이가 깊지 않아 실외로 본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반면 물 속이라고 보면 마스크를 벗는 것이 예외로 인정돼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양양군은 원정유흥 관련 늘어나는 민원과 여름 휴가철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을 대비해 방역수칙을 강화키로 했다. 거리두기는 2단계이나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8인이 아니라 4인까지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양양군 관계자는 "본래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사적모임 인원이 8명까지 가능하지만, 19일부터 내달 1일까지 4명
다만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이한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제한하진 않는다. 양양군에서 식당, 카페 등은 기존처럼 밤 12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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