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살인견' 주인 찾았다…사건현장 인근 불법 개농장주

경찰, 과실치사·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입건
국내 최초 반려동물 기질평가 통해 안락사 결정

↑ 50대 여성 물어 숨지게 한 뒤 포획된 대형견 / 사진=남양주소방서 제공

경찰이 지난 5월 경기 남양주에서 ‘개 물림 사망사고’ 발생 2개월 만에 견주를 찾아냈습니다. 견주는 사건이 발생한 일대에 개 45마리를 불법 사육한 A 씨로 확인됐습니다.

19일 경찰은 A 씨를 과실치사, 증거인멸교사,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또한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 개를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한 점을 비롯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양주 개물림 사고의 견주를 찾을 수 있었던 실마리는 지난달 분석을 맡긴 전문 감식기관 결과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감식기관은 코에 있는 수염 돌기의 개수와 위치, 아래쪽으로 튀어나온 긴 수염의 패턴이 같다는 점을 통해 지난해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된 개와 유사하다는 결과를 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견은 지난해 5월 한 유기견보호소에서 B 씨에게 입양됐고, 한 달 뒤 개를 키우고 싶다는 A 씨에게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견주 A 씨는 11개월간 이 개를 돌봤습니다.

A 씨는 지난 5월 22일 오후 3시 25분쯤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목 뒷부분을 물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증거인멸에 나섰습니다.

사고 다음 날 A 씨는 B 씨에 전화해 “경찰 등에서 연락 오면 그 개는 병들어 죽었고 사체는 태워 없앴다고 진술해라”라고 교사했습니다. 또한 해당 통화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경찰은 향후 녹취 파일을 통해 B 씨 압박할 자료로 사용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A 씨와 B 씨는 차량 블랙박스와 CCTV 저장장치를 훼손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훼손한 영상에는 살인견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고 동물보호단체 카라 등에서 추가 문제를 제기하자 A 씨는 불법 개농장을 폐쇄하고 개들을 평내동 모처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양주 살인견, 국내 첫 기질평가

경기도는 비공개 사설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사고견을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기질평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기질평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준비 중인 반려동물 평가제도로, 공격적인 기질이나 행동을 분석해 행동 교정 및 안락사 등을 결정하게 됩니다. 기질평가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현재 세부 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기질 평가 방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동물보호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언급된 평가방법으로는 반려동물의 건강상태, 생활환경, 견주의 통제능력 등을 점검한다는 정도입니다.

도는 경찰 수사가 종결되는 대로 전문가와 자문을 통해 기본적인 방안을 마련한 뒤 공격성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