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를 이용한 결제 사업으로 투자금을 3배로 불려주겠다며 영세업자들을 울린 다단계 사기 업자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피해자만 5천 명이 넘고, 액수도 2천500억 원에 달합니다.
김민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4월, 50대 A 씨는 코로나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고수익을 홍보하는 QR코드 결제업체에 8,7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1,200만 원을 입금하면 3배에 달하는 3,600만 원을 일시불로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피해자
- "120만 원을 넣으면 300%는 360만 원이잖아요. 그걸 소진될 때까지 하루 6천 원씩 매일 준다…. (나중엔) 300%를 일시불로 한꺼번에 준다고 그랬어요. 불야성을 이뤘죠. 정말 있는 것, 없는 것 다 긁어서 빌리고. 카드깡까지 한 사람도 있고."
하지만, A 씨가 돈을 보낼 무렵은 경찰이 유사수신 혐의로 이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이후였습니다.
수익 구조도 사실상 다단계에 가까웠고,
투자 유치 액수에 따라 '팀장'이나 '과장'의 직함을 주고 더 많은 수익을 약속한 것 역시 통상의 다단계 수법이었습니다.
경찰에 알려진 피해자만 5천여 명에, 피해액은 2,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심지어 이 업체 대표는 '자사 코인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며 상장을 빌미로 불법으로 주식을 공모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 나스닥 상장사 3개 회사가 다음 달 말에 우리 회사 지분 28%를 매각해…. 15,000원에 100만 주 주주를 모집하는 거야. 이건 이제 코인이 아니에요. 이건 실제 주식인 거야. 주식.
▶ 인터뷰 : B 씨 / 피해자
- "4억 정도 (피해) 봤어요. 현찰을 줘야 되는데 100원씩 코인을 준 거예요. 이게 (출금이) 먹통이 됐잖아요. 근데 여기다 1,200만 원을 넣으면 살아나는 거예요. 안 됐죠."
취재진이 서울 강남의 본사 사무실 2곳을 찾아갔지만, 모두 잠적한 뒤였습니다.
▶ 인터뷰 : 현장 관계자
- "자기들 몸만 나갔어요. 아줌마, 아저씨들은 계속 있었어요.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해당 업체 대표에게 수 차례 전화와 문자로 사실 관계를 물었지만, 대표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상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답변만 보내왔습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업체 대표를 유사수신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peanut@mbn.co.kr]
[ 영상취재 : 이동학·김진성 기자, 양희승·이형준 VJ,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임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