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은 살인누명을 쓴 주인공의 탈옥 영화로 알려져있지만, 곳곳에 세금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은행원 출신인 그는 자금세탁을 통한 탈세와 재산증식으로 교도소 소장과 교도관의 신임을 한 몸에 받으며 '슬기로운 감옥생활'을 하다가 탈옥에 성공하고 그 돈도 빼돌리게 되죠.
'1주택 실거주자도 부동산 적폐입니까? 부동산 투기꾼들을 잡긴 했습니까?'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자신을 강북 구축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50대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투기하지 않고 꼬박꼬박 세금 내고 살아왔는데, 겨우 마련한 안식처도 세금 때문에 팔아야 하냐'며 분노했지요.
그런데 이렇게 애꿎은 서민을 울리며 올린 재산세가 부동산값 안정에 도움이 될까요?
일부에서는 '나도 재산세 좀 내봤으면 좋겠다.', '집값이 올랐으니 당연히 많이 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고소해하는 시각도 있긴 하지만, 재산세 급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앞으로 집을 사야 하는 무주택자일지도 모릅니다. 매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과세 기준이 되는 6월을 전후로 부동산 시장은 매물 잠김에 가격까지 꿈틀거리거든요.
미국은 주택 매입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하지만, 한국은 평가액인 공시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미실현 수익에 세금을 매년 크게 올리니, 납세자들은 한국 재산세율이 OECD 평균보다 2배나 높다며 한숨을 쉬는 겁니다.
프랑스 루이 14세의 재정 총감이던 장 바티스트 콜베르는 '세금을 걷는다는 건, 거위가 최대한 덜 꽥꽥거리게 하면서 최대한 많은 털을 뽑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정부 말대로 보유세를 계속 올리겠다면 수입이 없는 고령의 은퇴자에게 조치를 마련해주고, 취등록세와 양도세 같은 거래세를 낮춰 출구를 터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정부는 지금 거위들의 꽥꽥거리는 소리가 아직도 안 들리는지 궁금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재산세 비명 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