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미수' 前 채널A 기자 1심 무죄…法 "언론 자유는 최후의 보루, 형벌 단죄 엄격해야"

↑ 이동재 전 기자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취재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정보를 알려달라고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와 백모 기자의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신력 있는 언론 기자임에도 특종 취재에 대한 과도한 욕심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피해자를 압박하는 등 취재윤리를 어기려 했다"면서도 "언론 자유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형벌로서 단죄하는 것은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을 향해 "이번 판결 결론이 피고인이 행한 잘못을 정당화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약자를 보호하는 참된 언론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은 지난 5월 결심 공판에서 이 전 기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백 기자에게는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고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기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회사에서 해임됐다. 이 기자는 법정에서 "공익 목적으로 취재한 것이고, 유시민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지난해 7월 구속된 그는 구속 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올해 2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이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언유착 사건'으로도 불렸지만,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검사장과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