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성폭행"…교회 신도 세뇌해 고소유도한 '선지자'의 정체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서기관이 범행
친부가 이단 지적하자 "어릴 때부터 성폭행" 거짓 기억 주입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가짜 기억을 주입해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고소하도록 유도한 교회 장로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장로는 검찰 수사관으로, 현재 소속 검찰청에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구속영장은 청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는 검찰 수사관이자 장로인 A씨와 그의 부인이자 교회 권사인 B씨, 그리고 교회 집사인 C씨 등 3명을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A씨는 교회 내에서 ‘신의 직통 계시를 받는 선지자’로 자칭했습니다. 신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다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을 갖췄다고도 행세하며 교회 내 최고 권위자로 인식됐습니다.

이들은 2019년 2월부터 자매 관계인 여신도 3명에게 "친부로부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당했다"는 가짜 기억을 주입해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여신도를 "삼촌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세뇌해 삼촌을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도 있습니다.

여신도들의 가족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을 성폭행 범죄자로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사연은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두 차례에 걸쳐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작년 4월 고소장을 접수한 뒤 수사를 거쳐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으며, 검찰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교회 신도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끝에 A씨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A씨가 종교적 지배관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또 검찰 수사관인 A씨의 혐의를 확인한 만큼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