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작고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생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의원 등 오랜 정치 생활을 바탕으로 낸 책<대통령 참모학>에서 밝힌 첫 번째 규칙입니다.
요즘 이 규칙을 생각나게 하는 우리 정치권에서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가 있지요.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도 없고 성공시킬 수도 없다.'
바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입니다. 야당 정치인의 흔한 여당 비판 같은 이 말을, 다른 이도 아닌 여당 대표가 그것도 자신이 속한 당의 핵심세력을 저격하며 한 말입니다. 또 내로남불, 조국 사태, 성추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과했고, 지난주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개통시키고 포항제철을 만든 건 아주 의미 있는 일 이었다.'며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중도확장을 위한 계산된 행보, 차차기 대권을 위한 것, 잦은 말실수 등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그의 '셀프 비판'과 '상대편 칭찬'에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적이라도 옳은 건 칭찬하고, 내 허물은 사과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건데 말이죠.
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치권은 내 편이면 무조건 옳고, 상대편의 치적이나 말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터부시해왔죠. 오죽하면 내 쪽에서 세운 공직자인데도 나와 반하는 행동이나 말을 했다고 적으로 몰고, 그래서 그 공직자가 야권의 대권후보가 되겠습니까.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난 수많은 길을 가보았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방식대로 했다는 거야)
프랭크 시나트라는 자신이 부른 노래 '마이 웨이' 그대로, 자기 방식대로 의연하게 생을 살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묘비명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 '마이 웨이'를 외치며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송영길의 '반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