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남편,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소 글 올려
서울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망한 것과 관련해 산모의 남편이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마취를 진행했고, 의사는 의식을 못 찾는 아내를 방치했다"고 글을 적었습니다.
오늘(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와주세요. 아내가 셋째를 낳다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숨진 산모의 남편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사랑하는 아내를 어처구니없이 떠나보낸 저와 세 자녀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세요"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작성자는 "연년생 아이를 키우던 중 셋째가 갑자기 찾아왔다. 아내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커 셋째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며 "첫째와 둘째 모두 낳은 산부인과에서 분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술 당일 6시 50분쯤 막내 아들이 태어났다"며 "저는 7시 5분쯤 두 딸의 유치원 등원을 위해 입원실로 올라갔다가 아이들이 엄마 얼굴을 보겠다고 해서 대기하던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성자는 "그런데 오전 8시 10분쯤 담당 의사가 올라오더니 산모가 마취에서 깨지 못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다"라며 "아내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심정지가 왔다. 30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한 끝에 호흡이 돌아왔다. 하지만 2차 심정지가 오고 뇌부종과 복부 출혈이 심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불러 마지막 인사를 시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불과 몇 시간 만에 믿기 어려운 일이 닥쳤다"며 "누워 있는 아내 옆에 두 딸을 서게 한 뒤 '엄마에게 인사해. 하늘나라 가신대'라고 얘기했다.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눈물만 뚝뚝 흘렸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아내를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는 '마취에서 왜 못 깨어난 건지 모르겠다', '이런 경우 처음 본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전날까지 멀쩡하게 지냈던 아내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이틀 버티다 사망했다. 아내를 대신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26일 서울 관악구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가 사망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수술을 하던 중 깨어나지 못한 산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틀 뒤인 28일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 산모의 신체에서는 5L 정도의 출혈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성자는 "수사 과정에서 파악되기로는 전문의가 아닌 간호사가 마취를 진행했다고 한다"며 "산모가 마취에서 깨지 못
유족 측은 지난 5월 해당 산모를 담당한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사망 피해자가 발생한 의료사고는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한다는 방침에 따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로 이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